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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집 오직 두사람은 김영하 작가의 아내에게 헌정했던 소설 중 하나입니다. 작곡가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악을 선물하듯 소설가인 김영하 작가는 헌정 소설을 아내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로맨틱하지 않나요? 책을 열면 '이십 년을 함께해온 아내 은수에게, 사랑과 경의를 담아'라고 쓰여 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쓰는데 가장 첫 독자로 자신에게 항상 도움을 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예술가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오직 두 사람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

    -작가의 말

    '오직 두 사람' 은 특별한 부녀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삶에 맞추어 살아가는 딸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입니다. 부녀만이 희귀한 언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세상에서 특별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둘이 아니면 '아무와도 대화할 수 없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고독'을 나타냅니다. 이 소설을 아내에게 바쳤다는 것만으로도 아내에 대한 사랑과 특별함이 묻어나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김유정문학상 수상한 '아이를 찾습니다' 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참 아픈 소설이었습니다. 이전에 다큐 실종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나옵니다. 그 중에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송혜희라는 실종된 딸을 아직까지도 찾아다니는 아버지가 나옵니다. 최근에 평택을 지나다가도 현수막을 보기도 했는데 아이를 찾습니다는 실종된 아이가 11년만에 부모의 품에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찾느라 좋은 직장도 집도 잃어버린 정신적으로 망가진 부모에게 아이가 돌아옵니다. 아이는 그동안 다른 삶을 살았고 친부모들이 낯설기만하고 부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만 찾으면 해결될 것 같았던 모든 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다. 소재로 쓰려고 두었다가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난 이후 집필해서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완벽한 회복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그런 큰 일들을 겪게 되면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작가는 서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인생의 원점'은 불륜을 저지르는 한 남자가 내연녀 주변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심리의 변화가 빠르게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참 간사한 존재이구나를 느낄 수 있는 단편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마치 간밤에 술 먹고 감성 폭발하던 주인공이 아침에 깨어나 맨 정신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찌질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원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옥수수와 나'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김영하 작가 역시 소설 속 주인공이 무아지경으로 작품을 써내려가는 것처럼 김영하 작가도 자신이 골몰하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에 이끌려, 인물들에게 이끌려 홀린 듯 써보고 싶은 마음을 염원해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몰입도가 높다보니 해당 소설도 재미있었습니다. 

    '슈트'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여성편력이 심한 아버지의 유골함을 가지러 갔다가 오히려 아버지 유품인 양복에 더 마음이 가는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왠지 그아버지의 그아들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이지만, 아버지의 남성으로서의 인기와 여성편력을 자신도 모르게 선망하고 있었던 아이러니를 옅볼 수 있었습니다. 

    '최은지와 박인수'는 사장인 주인공에게 미혼모인 최은지가 다가오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장은 미혼모인 최은지를 위한다는 명분 하에 가족에게도 회사에도 그녀의 비밀을 알리지 않고 은밀히 공유하려 합니다. 처음에는 그녀를 배려하기 위함이고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죠, 자기합리화와 위선이 주인공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위선이었음을, 찌질함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의 장난'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한 연수 과정으로 '방 탈출 게임'을 하게 된 두 남자와 두 여자들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게임이 아니고 실제 상황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곳이었습니다. 한편의 공포소설을 읽는 듯하며 인물들의 무기력함과 공포, 절망을 함게 느낄 수 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어려운 말로 어지럽히지 않고 술술 잘 읽히게 하는 필력을 자랑합니다. 또한 장면을 직접 보는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표현력을 가지고 있고 타고난 이야기꾼인 거 같습니다. 아직 김영하 작가 소설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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